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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 스페셜티 커피 라이프>, 맛있는 커피를 찾기 위한 기꺼운 발품
    Book 2022. 3. 18.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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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CO(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에서 발표한 2020/21 세계 최대 커피 수입국 중 유럽, 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한 나라,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1인당 연당 커피 소비량이 높은 나라. 2018년 기준 세계 커피전문점 시장 규모가 네 번째로 큰 나라.

    일본 이야기이다. 한국과는 또 다른 결의 커피 문화와 역사를 지닌 일본인들의 커피 사랑은 남다르다. 특유의 장인 정신과 카페에 대한 분명한 방향성은 자국민들뿐 아니라 외국인들을 매혹하기에 충분하다.

     

     

    <도쿄 스페셜티 커피 라이프>는 이러한 일본의 커피, 그중에서도 스페셜티 커피와 카페 그리고 그들의 독특한 방향성과 매력을 담았다. 평소 깔끔한 커피 라이프를 위해 기꺼이 발품을 팔 준비가 되어 있는 이들이라면 충분히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국내외 맛있는 커피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다니며 커피 관계자와 바리스타들과 교류를 서슴지 않는 IT 기업의 변리사이다.

     

    © veronikajorjobert, 출처 Unsplash

     

    커피에 관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스페셜티 커피 협회 SCA에서는 커피를 감정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자인 큐그레이더 Q Grader가 향미를 평가해 80점 이상의 등급을 받은 커피를 '스페셜티 커피'로 정의한다.
    P.12

     

    스페셜티 커피는 말 그대로 원두 재배 이후 수확, 가공, 로스팅, 추출 과정이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하며, 까다로운 품질을 요구하는 커피로 볼 수 있다. 또한, 커피 생두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려야 하기에 과일이나 곡물이 가진 신맛, 단맛을 추구한다.

    19세기 말 우리보다 커피를 더욱 일찍 도입한 일본은 고객과의 소통과 커피를 즐기는 공간을 존중하는 방향을 토대로 스페셜티 커피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바가 있는 내부 공간에 들어서면 완전히 다른 공간이 펼쳐진다. 손님에게 커피 한 잔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요소 외에 나머지는 존재하지 않는 미니멀리즘의 극치라고 할까.
    P.31

     

    바리스타가 원두를 추출하는 동안에도 대화는 끊임이 없고, 커피에 대한 피드백까지 받음으로써 한 명의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완성된다.
    P.34

     

    이 책 한 권이면 일본 도쿄의 스페셜티 커피는 두루 섭렵할 수 있을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막혔던 하늘길이 열리면 도쿄행 비행기를 타고 이 책에서 소개한 카페 로드맵을 따라 하루 종일 기꺼운 발품을 팔 게 될 것이다.

     

    © simonlaunay, 출처 Unsplash

     

    PART 1에서는 도쿄 여행에서 빠지려야 빠질 수 없는 시부야, 신주쿠 지역의 스페셜티 커피와 대표적인 커피숍을 소개한다.

     

    많은 스페셜티 커피숍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자신의 커피를 로스팅 하는 데 반해, <마메야>는 잘 로스팅 된 원두를 사용해 최선의 맛을 끌어내겠다는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P.35

     

    다른 기술을 배제한 채 오직 손님을 마주하고, 손님이 좋아할 만한 최고의 커피를 어떻게 추출할 것인지에 만 전념하겠다는 것이다.
    P.36

     

    자신들의 고유한 맛과 패턴은 지키되 세계 어디에서든 독특하고 맛있다고 이름난 원두가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최상의 커피로 고객에게 다가가려는 방향성, 그것이 스페셜티 커피숍의 존재 이유라 설명하고 있다.

     

    © sevcovic23, 출처 Unsplash

     

    대부분의 도쿄 스페셜티 커피숍들이 하리오 V60나 칼리타 웨이브 드리퍼를 사용하여 드립 커피를 추출하는 데 반하여 <촙 커피>는 고도 드리퍼로 점 드립 방식의 추출을 한다.
    P.60

     

    여행이나 미식 관련 에세이를 고를 때, 식재료나 도구까지 다루는 좀 더 깊이가 느껴지는 책을 발견하노라면 괜히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 도쿄 스페셜티 커피숍이 제공하는 맛과 분위기 그리고 최신 커피 추출 트렌드까지 배울 수 있어 탄탄한 느낌이 든다.

    참, 이 책에 소개하고 있는 카페들의 주소와 인스타그램 정보도 놓칠 수 없는 팁이 되겠다.

    PART 2에서는 세타가야와 메구로 지역의 커피숍을 소개한다. 고급 주택가가 밀집한 동네로 여유로운 지역과 닮은 트렌트 세터들이 모이는 지유가오카, 나카메구로 등의 스페셜티 커피숍들을 둘러볼 수 있다.

     

    © kfred, 출처 Unsplash

     

    오랜 시간 로스팅과 커핑을 통해 커피의 맛을 잡아온 만큼 커피 한 잔에 담긴 맛에 부족함이 없다. 조용한 동네 풍경과 잘 어우러진 공간, 그리고 커피가 있으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아 있게 될지도 모른다.
    P.192
     

     

    곤도 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한국과 인연이 있는 에피소드도 듣게 됐는데, 커피의 맛과 특성을 감별하는 자격증인 큐그레이더를 일본에서 두 번 떨어진 끝에 결국 한국에서 취득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었다.
    P.212

     

    스페셜티 커피숍들은 그들만의 스토리가 있다. 커피숍 운영에 대한 원칙과 분명한 기준뿐 아니라 그들이 풀어내는 스토리가 있어 고객들은 다시 그 카페를 방문한다. 저자는 바리스타, 커피숍을 운영하는 사람들과의 끊임없는 교류의 흔적을 책 곳곳에 공유하고 있어 책 읽는 재미를 더한다.

     

    © clemono, 출처 Unsplash

     

    <도쿄 스페셜티 커피 라이프> PART 3에서는 도쿄 도심 지역의 카페를 소개한다. 그들은 건물이 밀집하고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 바쁜 일상 풍경에서 잠깐씩 쉼을 위한 향기로운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좁은 로비 공간 전체를 커피를 만드는 곳과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좌석이 차지하고 있어 큰 짐을 들고 오가는 숙박객과 아슬아슬하게 동선이 엇갈린다. 하지만 바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금세 흐름이 안정되고 숙박객을 신경 쓰지 않고 커피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P.317

     

    직접 로스팅 하기보다 로스팅을 더 잘하는 곳의 원두로 어떻게 더 빼어난 맛을 추출할 것인지에 전념하는 그들의 철학이 오롯이 이 한 잔의 커피에 담겨 있었다.
    P.333

     

    © tetti_yana, 출처 Unsplash

     

    © TINU BABA 007, 출처 OGQ

     

    마지막 파트 4에서는 이스트 도쿄 지역을 거쳐간다.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인구 밀도가 낮아 더욱 즐거운 카페 투어가 가능하며, <블루 보틀 커피>의 도쿄 1호점을 포함한 운치 있는 스페셜티 커피숍을 누릴 수 있다고 한다.

     

    오래전부터 많은 창고가 있었던 이 한적한 동네는 멀리는 포틀랜드 사우스이스트, 가까이는 서울 성수동과 매우 닮았다. 아침 햇살을 머금은 목조 건물은 미국의 한적한 어느 동네를 찾아온 듯이 이국적이다.
    P.363

     

    주키니 호박이 들어간 그린 샌드위치 같은 메뉴는 커피 한 잔을 곁들여 아침 식사로 먹기에 훌륭하다. 살짝 배전도가 높은 편인 플랫 화이트는 고소함이 우유와 잘 어우러져 흠잡을 데 없는 맛이었다.
    P.364

     

    © oneshotespresso, 출처 Unsplash

     

    누군가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는 것은 커피의 싱글 오리진처럼 오롯이 지켜온 녹진함이라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단 하나의 맛이기에 더욱 지키기 어려운, 그래서 더욱 깊은 가치와 노력을 요구한다.

    <도쿄 스페셜티 커피 라이프>에서 보여준 도쿄라는 화려한 도시가 품은 스페셜티 커피숍들은 각자 다른 맛을 제공하고 있지만 고유의 방향성과 루틴을 지켜가는 끊임없는 노력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커피 브랜딩을 위한 그들의 노력을 엿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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