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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예술의전당 전시 - 앙리 마티스 : 라이프 앤 조이 전시회
    Place 2022. 2. 17.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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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날이 밝는 모든 날은 나에게 선물이고 나는 그렇게 받아들입니다."

    “I didn't expect to recover from my second operation but since I did, I consider that I'm living on borrowed time. Every day that dawns is a gift to me and I take it in that way. I accept it gratefully without looking beyond it.

    I completely forget my physical suffering and all the unpleasantness of my present condition and I think only of the joy of seeing the sun rise once more and of being able to work a little bit, even under difficult conditions.”
    Henri Matisse

     

    "두 번째 수술을 받고 회복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하고 나니 시간을 빌려서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날이 밝는 모든 날은 나에게 선물이고 나는 그것을 그렇게 받아들입니다. 그 이상도 아닌 감사함 그 자체로요. 몸의 고통과 현재의 불편함은 모두 잊고, 다시 한 번 해가 뜨는 것을 보는 기쁨과 힘든 상황 속에서도 조금이나마 일할 수 있다는 기쁨만 생각합니다."

    - 앙리 마티스

     


    지중해, 바다와 섬 그리고 안식을 사랑한 어느 예술가는 사람의 움직임과 균형을 관찰하는데에 언제나 목말라 있었습니다. 사람을 그림으로서 균형의 무구를 창조하기를 원했고 그의 작품을 통해 지쳐있는 사람을 위로하고자 했습니다. 앙리 마티스의 이야기입니다.

     

    #1. 목요일 한낮의 파나마 호세 게이샤

    오랜만에 서초동에 들렀다가 다음 일정까지 3시간 정도가 남을 것 같아 예술의전당 전시를 보기로 일찌감치 작정했습니다. 막바지 추위로 바람은 날카로웠지만 그득하게 퍼진 햇살이 너무 아까운 평일 낮 시간 예술의전당 앙리 마티스 전시회를 찾았습니다. 

    코로나 여파도 크겠지만 평일 한낮의 예술의전당 주변은 예상대로 한산했습니다. 예술의전당 전시장 내부도 그러길 바라며 차갑고도 상쾌한 바깥 공기를 잠시 즐기다 들어가 봅니다.

    예술의전당에 왔으니 테라로사에도 들러봐야겠죠? 입구부터 진열된 원두들을 한 번 훑어봅니다.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원두부터 집어 들고 계산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습니다. 

    2월의 Pick KING콩은 브라질 엔리케였습니다만 저는 파나마 호세 게이샤로 주문했습니다. 화창한 날씨에는 살짝 어울리지 않는 초이스일 수 있지만 적당한 산미가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라비앙로즈 컵 앤 소서까지 곁들이니 더욱 만족스러웠습니다. 

     

    티켓(성인 2만원,  청소년 1만 5천원, 어린이 36개월~13세 1만 3천원)을 구매하고 나니 Homage to Henri Matisse 존이 눈에 띄었습니다. 야수파의 거장을 위한 오마주 작품들이 꽤나 근사했습니다. 관람 전 컬러풀한 이 포토존에서 인증샷을 남겨 보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2. 예술의전당 첫 마티스 단독 특별전

    이번 예술의전당 앙리 마티스 전시회가 갖는 의미는 남다릅니다. 한국 전시 사상 최초로 앙리 마티스의 원작 200여점을 전시하는 특별전인데다 예술의전당에서의 첫 마티스 전시회이기 때문입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광야와 바람 그리고 고향을 사랑한 앙리 마티스를 위해 만든 정재형 음악감독의 차분한 피아노 선율이 들려옵니다. 동시에 그가 사랑한 니스와 아름다운 프랑스 풍경을 담은 영상에 푹 빠질 수 있습니다.  

     

    영감이 오기를 기다리지 말라. 영감은 열중하고 있을 때 찾아온다.
    - 앙리 마티스

    색채의 마법사로 잘 알려진 마티스는 본래 사람의 움직임과 균형에 집중하기 위해 선과 면에 매료되었던 예술가입니다. 형체와 색을 단순화하고 빛으로 명쾌하게 살아나는 선을 통해 면을 구성하는 탁월함이 큰 특징이지요. 앙리 마티스를 알지 못하는 이들도 순수하고 단순하다 못해 그리다 만듯한 몇 개의 선으로 된 그의 작품을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을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으니까요. 간단한 선으로 표현한 것치고 그가 남긴 강렬한 표정들이란 대단히 깊게 뇌리에 남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겠지요. 

    이번 예술의전당 특별전에서도 아름다운 강렬함을 다시 한 번 맛보시기 바라겠습니다.

     

    창의성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 앙리 마티스

    5개의 전시 컨셉 중 사진 촬영이 허락된 곳은 후반 두 파트입니다. 물론 눈으로만 담기에는 아쉬운 작품들이 정말 많지만 앙리 마티스가 창조한 모든 화풍과 화법을 요약해서 볼 수 있어 이번 예술의전당 전시회 큐레이션이 꽤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색채로부터의 해방

    Color of Matisse. 이번 예술의전당 마티스 특별전의 메인 컨셉 중 하나입니다. 마티스는 폭발적인 색채를 거침없이 도입하여 마치 포악한 야수와 같다는 뜻의 '야수파의 거장'이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붓터치의 화려함이 약해졌을 때야말로 작가 본인이 인정한 평온하고 안락한 의자 분위기의 걸작이 탄생하기도 했습니다. 

    예술의전당 앙리 마티스 전에서는 사람의 움직임과 입체미를 표현한 다양한 석판화와 드로잉 작업의 결과물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인간의 기쁨과 슬픔, 고뇌와 안식을 담은 수많은 창작물들을 둘러보다 보면 그가 의도한 위안을 아련하게 나마 느끼게 됩니다.

     

    #4. 마티스의 그래픽 아트

    나는 그림을 그리는 일 못 지 않게 책을 만들고 일러스트를 그리는 일에 무게를 둔다.

    앙리 마티스는 위대한 화가인 동시에 20세기가 낳은 그래픽 아트의 거장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예술의전당 전시에서는 판화, 드로잉 뿐 아니라 북 디자인, 일러스트 디자인까지 다양한 마티스의 작품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미술 사학자 윌리엄 리버만은 일러스트 분야에서 당대에 그를 넘어설 수 있는 예술가는 아무도 없었다고 평가했다고 할 정도죠.

    1941년 십이지장 암 수술 이후 두 차례의 폐색전증을 극복하고 여러 후유증으로 오래 서 있기는 것이 불가능해졌습니다. 거의 침대에 누워있어야 할 정도였던 마티스에게 일러스트 작업은 자신의 예술혼을 불태울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되었습니다. 정신을 집중하고 평화로운 마음을 갖는데 일러스트 작업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리플리(Repli)', '비세이지(Visage)'와 여러 시집의 일러스트를 제작했고 20세기 시각 예술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한가람 미술관 2층 앙리 마티스 전시회를 보고 예술의전당 내부를 좀 더 둘러봤습니다. 1층에는 청년 예술 작가들을 위한 팝업 전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장혜영 작가께서 직접 설명 해 주시니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예술의전당을 돌며 주변 사진을 몇 장 더 찍고 나니 3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있더군요.  4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리는 앙리 마티스 특별전 꼭 한 번 들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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