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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 전시회 : 휴 크레슈머 사진전
    Archive.Life 2022. 2. 19.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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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의 세계로의 초대 : IMAGING into the IMAGINATION

     

    광명 호반 아트리움이 2월을 끝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에 네이버를 통해 마지막 전시회인 휴 크레슈머 사진전 무료 티켓을 예약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운동 삼아 걸어가는 길에 광명역에도 잠시 들렀는데 평일 낮인데도 이용객들이 꽤 많더군요.

     

    광명 아브뉴프랑 1층에 위치한 호반 아트리움 입구. 화사한 그린 컬러가 눈을 개운하게 해 주네요. 사진전이 기대가 되기 시작합니다.

     

    사진전은 오랜만이었던 터라 2월 전시회로는 괜찮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이트톤 내부와 잘 어울리는 휴 크레슈머의 컬러풀한 작품.

     

    상상을 불어넣는 작가의 콘셉트답게 계단부터 생동감이 넘치네요. 입구부터 상당히 공을 들인 큐레이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최초이자 대규모의 휴 크레슈머 회고 전시

     

    휴 크레슈머의 이번 전시 '상상의 세계로의 초대 Imagine into the Imagination'는 대규모 회고전으로, 그의 주요 대표작들이 대거 전시됩니다. 또한 작업 구상에 사용된 스케치, 촬영 현장이 담긴 영상 등의 자료들도 함께 있어, 2월 전시회를 통해 작가의 상상력과 비하인드 신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자신의 꿈에서 가장 많은 영감을 받는다고 밝힌 휴 크레슈머. 그는 미 항공 우주 제조사의 영상 분석 엔지니어 출신인 아버지에게 큰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13살 때부터 아버지가 일하는 사진 암실에서 전문적인 항공사진을 접한 그의 작품에는 과거에 받은 영감이 깊게 반영되어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아트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을 수석으로 졸업한 휴 크레슈머는 본격적으로 사진작가의 길을 걷기 위해 뉴욕으로 건너갔습니다.

     

    세련된 표현방식과 완성도 높은 예술성으로 빠르게 커리어를 구축해 나갔고, 상업과 비상업의 경계도 자유롭게 넘나들게 됩니다.

     

    'Vanity Fair', 'New York Times Magazine', 'National Geographic', 'GQ' 등 모든 작가들이 염원하는 톱 매거진에서 활동했고, 소니, 도요타, 하기스 등의 기업과도 상업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인터내셔널 포토그래피 어워드, 아메리칸 포토그래피 등 세계 유명 사진상에 차곡차곡 노미네이트되면서 점차 명성을 쌓아 나갔습니다.

     

    나의 모든 작품은 20세기 회화와 조각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다.

    휴 크레슈머의 사진은 초현실적이지만 되도록 디지털 과정을 최대한 거치지 않고 아날로그적인 방식을 통해 제작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분명 포토샵 작업을 거쳤을 거라 짐작하게 만드는 작업들 역시 사전 스케치와 세트장에서의 치밀하고 회화적인 세팅 후 촬영한 작업물들입니다.

     

    휴 크레슈머의 Construction 시리즈. 그는 20세기 미술이 작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히곤 했습니다. 다다(Dada), 초현실주의, 입체주의 등의 영향을 받아 마치 피카소의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이번 전시회에 등장한 그의 초기작 Construction 시리즈로 입체주의 회화에 대한 오마주를 드러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BLUSTERY DAY

     

    바람이 심하게 불던 어느 날, 브루클린 길가에 나뒹구는 비닐봉지를 보고 'Blustery Day' 작업을 착안하게 되었다 합니다.

    디지털 기법이나 포토샵 과정을 통해 완성되었을 것 같은 이 사진은 놀랍게도 촬영장 세트에서 촬영된 사진 그대로입니다. 사진 작업에 사용되는 소품과 세트를 휴 크레슈머가 스태프들과 직접 제작했다고 하니 그의 작업 스타일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바닥면과 벽면을 반전시키는 방법으로 바람에 떠다니는 사람을 표현하고 스튜디오에서 모든 작업물을 탄생시켰습니다.

     

    THE PERILS OF BEING KEN

    직역하면 '켄으로 살아가는 위험성'이라는 뜻의 이번 주제는 바비 인형의 남자친구로 알려진 마텔사의 캐릭터입니다.

    광활한 도로에 버려져 구조되기를 바라는 모습, 밧줄에 묶인 채 철길 위에 누워 있는 급박한 모습, 우여곡절 끝에 결국 장난감 할인 매장에 잡혀 들어가 다른 인형들 옆에서 가격표를 이마에 붙인 채 상품으로 전락해버리는 모습을 표현하여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MIRAGE PROJECT

     

    휴 크래슈머는 LA로 돌아왔을 때 기후에 대한 변화를 느끼고 이미지를 통해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작품들마다 촬영 비하인드 신과 작가의 스케치까지 덤으로 볼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GASTRONOPOLIS

     

    외계에서 온 아름다운 여성이 뉴욕 맨해튼 인근에 착륙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시리즈입니다. 휴 크레슈머가 유년 시절 경험했던 '우주 전쟁' 시대를 향한 한 편의 영화처럼 구성되었습니다. 1960~70년대는 전 인류가 달 정복 이슈로 들떠 있던 시기로, 유년 시절의 노스탤지어가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년간 탄탄히 준비해 온 이 시리즈는 휴 크레슈머가 사진이라는 장르에서 서사를 도입한 첫 개인 작업이라고 합니다.

    몽환과 서사를 넘나드는 멋진 작품들입니다.

     

    고전과 초현실주의를 넘나드는 스펙트럼

     

    휴 크레슈머의 작품을 감상하다 보니 초현실주의 작가 르네 마그리트가 떠올랐습니다. 실제 그는 상당수 그의 작품에 고전적인 미술사 양식이나 초현실주의 회화에 대한 존경심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전반적으로 그의 작품은 초현실주의 회화 양식을 사진 작업으로 표출하되 날카로운 시선으로 이슈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독특하면서도 유머러스함과 동시에 그로테스크함을 갖추고 있는 휴 크레슈머의 작품들

     

    ODD JOBS

     

    노동계급의 사회적 이슈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작업한 시리즈입니다. 영화 '모던 타임스'를 떠오르게 하는 사진들이었습니다.

     

    관객들로 하여금 온전히 작품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그의 능력과 연출력은 이번 사진전을 통해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ASSEMBLY REQUIRED

     

    조립되기 전 마네킹의 모습으로 각각의 상자에 담긴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를 우화 형식으로 표현했습니다.

     

    조립 후 각자의 삶을 살던 남자와 여자의 애완견들이 서로 친해지면서 두 남녀도 사랑에 빠진다는 스토리입니다. 마네킹을 표현한 섬세한 연출력과 스토리에 푹 빠져 감상했습니다.

     

    성형 수술에 민감한 현대 여성들의 군상을 연극적 구도로 표현한 'Botox Party'.

     

    COMMERCIAL & EDITORIAL

     

    휴 크레슈머는 예술사진 작업 외에도 다수의 상업 광고 작업을 해 왔으며, 유명 매거진 뉴스와 같은 매체를 클라이언트로 두고 있습니다. 위트와 유머러스함, 아이러니가 담긴 작가의 표현력이 엿보이는 작품들을 볼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DREAM GIRLS

     

    휴 크레슈머는 또한 다양한 여성의 모습을 표현해 왔습니다.

     

    여성 CEO는 희귀한 존재라는 의미로서 박물관 내 설치물로 표현하여 풍자했고, 수면장애로 인한 어려움을 겪은 여성 주인공들의 모습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MAN PROBLEM

     

    Man Problem 시리즈를 통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남성들이 직면하는 여러 가지 모순과 문제적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했습니다.

     

    다소 무겁고 진지한 주제일 수 있는 사회적인 문제, 내면의 고통 등을 초현실주의 회화 형식을 통해 재치와 예술성 모두를 담았습니다.

     

    전시장 내부를 두 시간 반 정도를 꼬박 돌며 제목만으로도 웃음이 나기도 하고 휴 크레슈머의 그로테스크함에 한없이 진지해지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감각과 창의성을 배울 수 있어 결코 지루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렇게 많은 작품과 비하인드 신까지 공개하는 이런 전시회가 무료일 수 있다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2월 전시회를 끝으로 광명 호반 아트리움이 이전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2월 27일까지 네이버 예약을 통해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니 시간 내어 꼭 한 번 들러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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