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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주 서유숙 스테이>, 천천히 머물다 가는 집
    카테고리 없음 2022. 3. 31.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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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독채 한옥펜션

    천천히 머물다 가는 집,

    충주 서유숙(徐留宿) 펜션

    seoyoosuk.com / 인스타그램: stay.seoyoosuk

     


     

    건강, 쉼, 그리고 여행

    이 모든 것들을 고려해

    숙소를 고르고 싶었다.

    2박 3일의 짧은 여정이지만

    온전함이라는 욕심을 담은

    그런 여행을 꿈꾸며

     

     

    도착하기 전 주인께서 보내주신

    따뜻한 웰컴 메시지를 가지고

    충주 서유숙 펜션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눈앞에 보이는

    한옥 숙소와 너른 마당에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다.

     

     

    날씨 탓에 살짝 누그러든 마음은

    조용하고 깨끗한 공기,

    그리고 아늑한 풍경으로

    스르륵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아름답고 고요한 한옥 스테이

     

     

    충주 서유숙 스테이는

    남한강의 물줄기가 보이는

    양지바른 터에 자리 잡고 있다.

    단어 뜻 그대로 이곳에서는

    혼자서도 천천히

    머물다 갈 수 있다.

     

     

    서유숙 한옥 스테이는

    윗마을 (정연체, 가온체)과

    아랫마을 (해인숙1~4),

    카페로 구성되어 있다.

    최대 인원은 1~3명까지로

    온전한 쉼을 위한

    나름의 진중한 경영방식이었다.

     

     

     

    내가 머물렀던 곳은 해인숙1

    'ㄱ'자 형태의

    아담한 한옥이었다.

     

     

    남한강을 바라보며

    해가 뜨고 지는 시간들을

    느낄 수 있어 더없이 좋았던 곳

     

     

    도착할 때 흐리다가

    늦은 오후가 되니 잠시

    해가 비친다.

     

    반짝반짝 빛나던

    남한강물 그리고

    곱고 너른 펜션의 잔디

     

     

    이곳의 정면에 위치한

    7겹의 작은 산들은

    마치 곡식을 쌓아 놓은 것 같은

    노적봉 형상이라 한다.

    멀리 흐르는 강물도

    천천히 흐르는 역수를 이루고 있어

    동네를 돌아보며

    흘러흘러간다.

     

     

    고즈넉하고 운치 있는

    한옥에서 보는

    매시간은 늘 다르고 새로웠다.

     

     

    숙소마다 바깥에 앉아

    잠시 머리를 식히거나

    차 한잔하기 좋은

    의자와 테이블을 두었다.

     

    조용히 바람이 지나가는

    결과 길을 느끼기에

    충분한 곳

     

     

    온화한 공간은 비단

    한옥만이 아닌

    탁 트인 바깥에도 존재한다.

    따뜻한 햇살, 흐린 구름

    차갑고 뾰족한 바람

    시골 마을이 주는 특유의 향기

    모든 것을 아우르는 곳

     

     

    바람이 지나는

    조용한 산책로를 따라 잠시 걸으면

    금세 윗마을 숙소동에

    다다른다.

     

    아들들과 함께 펜션을 운영하는

    주인께서는

    가드닝이나 스타일링 등

    소소하지만 세심한 관리에

    신경을 쓰고 계셨다.

     

     

    비록 날이 흐려

    기대했던 반짝이는 밤 하늘은

    구경할 수 없었지만

    봄이 코앞에 온 터라

    견딜만한 밤공기를

    느끼기에는 더없이 좋았다.

     

     

    어둑해진 시간

    한옥을 밝히는 조명과 새소리만이

    적막함에 운치를 더했다.

     

     

    이틀간 시원한 밤공기를 마시며

    조용한 가운데에

    충분한 사색을 즐길 수 있었다.

     

     

    푸른빛이 감도는 서유숙 펜션의

    새벽은 정말 아름다웠다.

    붓 터치를 해 놓은 듯한 나무며

    남한강 너머에 있는 첩첩의 산들이

    아련하게 맺혀있었다.

     

    아무도 걷지 않은 눈이 쌓인 길을

    걷는 것처럼

    아직 아무도 나오지 않은

    새벽의 숙소를 천천히 걸었다.

    잡념은 사라지고

    선선한 아침 공기를 채우니

    밝은 에너지가 쌓이는 기분이 들었다.

     

    작고 귀한 영감을 얻는 공간, 숙소

     

     

    해인숙1의 문을 열면

    햇살이 들어오는 창과

    따뜻한 우든 인테리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바깥 날씨와는 정반대의

    훈훈한 온기가

    여기에 묵을 시간들이

    얼마나 따뜻할지 알려주는 듯했다.

     

     

    뒤를 돌아 출입문을 열어보면

     

     

    그림처럼 예쁜

    앞마당과

    평온한 그림이 펼쳐진다.

     

     

    심플해 보이지만

    한옥이라는 공간과

    잘 어울리는 콘셉트와 아이템이

    가득했다.

    1~2인이 머물기에 좋은

    해인숙1의 주방도

    편안하고 따스한 시골집처럼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듯했다.

     

     

    서유숙 펜션에서는

    바비큐나 객실 내 음식 조리가

    불가하다는 사실에

    서운할 수 있지만

    온전한 쉼을 추구하려는

    이들에게는 이 방식이

    최적이 아닐까 싶다.

     

     

    MUUTO, Artemide, &Tradition, HAY 등

    오리지널 스칸디나비아 브랜드로

    꾸민 스테이의 아이템에

    드립백이나 티백을 담아

    밤 하늘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거나

    반조리나 밀키트 등

    가볍게 가져온 음식을

    깔끔하게 즐길 수 있었기에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공용 공간의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묵는 내내

    눈의 피로감이 줄어드는

    따스한 빛깔을

    온전히 누릴 수 있었다.

     

     

    그만큼 편안하고 자연스러움을 위한

    공간을 실현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보였다.

    혼자 책을 읽기에도 더없이 좋았던

    소파와 마루

     

     

    여분의 베딩 세트와 가운, 타월도

    충분히 비치되어 있어

    비움의 공간에서 여유롭게

    보내다 왔다.

     

    칫솔을 제외한 AVEDA 어메니티와

    시집과 에세이까지

    비치되어 있다.

    가득 채우기 보다

    불필요한 것들을 최대한 덜어내려는

    인테리어에서

    작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매트리스에 앉자마자

    이미 따뜻하게 데워진 온기에

    작은 감동과 함께

    그 자리에서 누워 쉬고 싶어졌다.

    안온함이 온몸에 퍼지는 느낌의

    베딩 세트

     

     

    아늑한 조명과 그림

    그리고 따스함만이 감도는 공간

    펜션 앞 강물처럼

    느리고 천천히 푹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깨끗하고 넓은 욕실 겸 화장실도

    사용하는 내내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헤어드라이기 비치되어 있음)

     

     

    한옥과 나무가 주는 따스함에

    조명을 더해

    화사함과 아늑함이 배가 되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도

    무척 아름다웠지만

    오롯이 내가 되는 시간 중에는

    조명도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조식으로 유명한 충주 서유숙 스테이

     

     

    "여긴 혼자 여행하러 오시는 분들이

    30% 정도 된답니다."

    혼자 여행 온 나를 맞이하며

    되려 어색해 할까

    먼저 설명해 주시던 사장님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게 할 테니

    카페에서 혼자 편하게 식사하세요."

    사장님의 배려로

    이른 아침 조용한 사찰에서

    식사를 하듯

    나만의 맛있는 아침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카페 안쪽에 비치된 공용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다 보면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충주 서유숙 스테이의 시그니처는

    다름 아닌 조식에 있다.

    한옥만큼 단정하고 풍성한

    조식의 1인상은

    큰 선물처럼 넓은 대받침에

    내어주신다.

     

     

    따뜻하게 잘 쉬고 나와 맛있게 먹고

    전 날 머리를 맑게 비우고

    다음 날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곳.

     

     

    아까워서가 아니라

    모든 재료가 신선하고 맛있어서

    이 많은 접시를 다 비울 수 있다.

    생과일 딸기, 오렌지, 블루베리, 키위는

    디저트로 먹어도 좋고

    함께 나온 상큼한 요거트에

    시리얼과 함께 넣어 먹어도

    정말 좋았다.

    2박 이상하는 이들의 메뉴는

    조금씩 변화를 주어

    결코 질리지 않도록 배려해 주신다.

     

     

    아삭아삭한 샐러드 채소에

    파프리카와 통통한 새우살, 올리브를

    아낌없이 넣어 이 한 그릇만 먹어도

    개운함과 포만감이 든다.

    올리브오일, 발사믹 약간

    들어갔을 뿐인데

    여기에 레몬즙을 짜 넣으니

    입안에 계속 침이 고였다.

     

     

    든든함을 더해 줄 따끈한 딤섬에는

    부추와 새우 살이 가득 들어있어

    따로 밥 한 공기 먹지 않아도

    포슬포슬 정말 맛있다.

     

     

    오랜만에 해시브라운을

    이곳에서 먹게 되다니.

    바삭하고 고소한 해시브라운은

    머스터드와 케첩, 파슬리 가루를 섞어

    콕 찍어 먹는다.

     

     

    살짝 텍스처가 느껴지던

    단호박 수프는

    레시피를 물어보고 싶었을 만큼

    부드럽고 달큼했다.

    이른 아침 먹기에 더없이

    좋았던 메뉴

     

     

    두 번째 조식에는

    조금씩 변형을 주셨는데

    새우 살을 넣은 맑은 죽은

    고소하고 달큼함에 금세 비웠고,

    키위 드레싱도 상큼하게 먹을 수 있어

    아침 식사가 덕분에 행복했다.

     

     

    수수를 포함한 여러 종류의 곡물에

    커피를 첨가해 로스팅 한

    이곳만의 차를 내어 주신다.

    식사하는 내내 따뜻한 건 물론이거니와

    그 맛이 정말 좋아

    주인분께 얼른 여쭤보았다.

    일반 곡물로 우려낸 차와는

    확연하게 다른 구수함과 개운한 피니시

     

     

    햇살이 드는 이른 아침의

    카페에 앉아

    사방의 아름다운 수목과

    자연을 바라보며

    눈과 입이 호강하기에 충분한

    아침 식사였다.

     

     

    삶을 위한 새로운 영감과 좋은 에너지를 얻는 곳

     

     

    서유숙 카페에서 사 온

    무화과 스콘과 드립 커피, 책을 들고

    숙소 앞 테이블에 앉았다.

    스콘을 뜯는 순간

    숙소에 함께 사는

    레트리버 문수, 설기 그리고

    까칠이가 동시에 달려왔다.

     

     

    "문수와 설기, 까칠이는 셋이서

    몰려다니며 똑같이 행동해요.

    한 아이가 쉬를 하면 나머지 아이들도

    따라서 쉬를 하고요.

    그러다 또 토라져서 따로 놀기도 해요."

     

     

    "설기는 뻔뻔하고, 문수는 허세가 심해요.

    참, 까칠이는 유기견이었던 터라

    아직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지 못했으니

    그림자 취급해 주세요."

     

    강아지를 20여 년 넘게

    키우고 있다 보니

    충주 서유숙 스테이에 머무는 동안

    세 마리의 예쁜 아이들에

    자꾸 눈이 갔다.

    멀리서 오는 손님들에게

    언제나 눈을 맞추며 꼬리를 흔드는

    마스코트들.

    이 아이들과 함께 있으니

    저절로 힐링이 되었다.

     

    "우리 집엔 가드닝 관련 책들뿐인데

    괜찮으면 가져다드릴까요?"

    햇살을 즐기며

    아이들과 놀고 있던 나에게

    사장님께서 가져다주신 책들은

    그다지 깊게 관심을 두고 읽었던

    분야는 아니었다.

    잘 모르는 분야지만

    지속 가능한 아이디어를 위해

    사장님께서 즐겨 보실

    책을 읽다 보니

    나에게는 새로운 자극이었다.

    Donna Hay 책도 오랜만.

     

     

    숙소에 비치되어 있던 에세이를

    단숨에 다 읽고 올라왔다.

    따뜻한 바닥에 앉아서, 침대에 누워서

    소파에 앉아 읽기도 했다.

    책 제목처럼 의도하고

    떠나온 여행은 아니었지만

    되돌아보니 나에게 시간을 충분히

    주게 된 여행이 되어있었다.

     

     

    이곳에 터를 잡고 스테이를 운영하신지

    어느새 13년이라는 사장님

    불필요한 것들은 걷어내었지만

    오래전부터 이곳에 공존해 온 수목과

    산에 사는 생명들은 그대로

    보존하고자 노력하신 흔적이

    엿보였다.

    잠시 숨을 고르고

    충주 서유숙 스테이에서

    천천히 머물다 온 시간들을 통해

    작고 귀한 영감들을 얻을 수 있었다.

    또 한 발짝 내디딜

    에너지도 함께 얻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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